한덕수 권한대행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무총리실 [서울경제] 한덕수(사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국정 안정에 올인하면서 미국 상호관세 등 당면 과제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차기 정부 출범을 위한 공정한 대선 관리에도 방점을 찍었다.한 권한대행은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 직후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현직 국가원수의 탄핵이라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을 무겁게 생각한다”며 “통상 전쟁 등 당면한 현안에 대한 대처에 일체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국민이 불안해하시는 일이 없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하고, 각종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고도 했다.특히 대통령 선거를 위한 안정적 관리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 권한대행은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온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여야만 한다는 각오다. 부정 선거에 관한 음모론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으로 이어졌고 최근까지도 정치적 갈등을 야기해왔다. 한 권한대행은 대국민 담화 발표 이후 소집한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에서도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관계부처는) 정치적 중립을 지킴과 동시에 선거관리위원회와 적극 협력하고 아낌없이 지원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공정한 선거 관리 방안을 논의한 후 중앙선관위에 대통령 궐위 사실을 통보했다.대선일 공고 및 임시공휴일 지정은 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탄핵 심판 선고 후 5일 만에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대선일(2017년 5월 9일)을 공고했었다.한 권한대행은 이 과정에서 정치권이 혼란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과 국회에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차이를 접어두고 힘과 지 게티이미지뱅크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h730’을 쳐보세요.)※주의: 이 기사에는 일부 독자에게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내용과 이미지가 포함돼 있습니다. 수없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 “미안해. 다시는 때리지 않을게”라는 말을 믿었다. 2019년 시작된 ‘교제폭력의 악순환’은 2024년 5월11일, 가해자가 죽고서야 끝났다. 이날 새벽 전북 군산에서 1982년생 여성 김은지(가명·43)는 전 연인이자 가해자인 ㄱ(당시 38)의 집에 불을 냈고 ㄱ은 전신 화상 등으로 숨졌다. 그해 9월, 김은지는 ㄱ을 살해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 약 5년 동안 교제폭력에 시달려온 피해자는 어쩌다 가해자가 됐을까. 그가 겪은 ‘폭력의 역사’를 제대로 살펴야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한겨레는 이 사건의 1심 판결문과 수사·재판 기록, 112신고 내역, 피고인 인터뷰를 토대로 교제 시작부터 방화에 이르기까지 상황을 되짚었다.김은지가 겪은 ‘폭력의 역사’김은지는 어린 시절부터 외로웠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피해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정서적 어려움을 겪다 10대 때부터 술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졸업 뒤 한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이를 지속하긴 어려웠다. 친척이 빌려준 전북 익산의 한 농갓집에서 아버지와 살며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을 만큼 곤궁했다. 알코올 의존에서 벗어나고자 수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완전히 끊지 못하고 약물 치료를 이어갔다. 2019년 여름 잠시 노래방 접객원으로 일하다 손님으로 온 ㄱ에게 “첫눈에 반해”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주로 ㄱ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ㄱ은 술에 취하면 “전 남친이랑 좋았냐?”는 등 ‘과거 남자’ 이야기를 꺼내며 김은지를 때렸다. 경찰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제출한 ‘112신고 사건 처리 내역’(2022~2023년) 자료와 재판기록 등을 종합하면, 김은지는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