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Q

게시판

김춘옥 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onion
조회 4회 작성일 25-04-13 16:13

본문

김춘옥 할머니가 해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들고 있는 것은 할머니가 젊었을 때 입었던 천으로 된 잠수복. 제철, 알맞은 시절을 사는 기쁨만큼 행복한 게 있을까. 이맘때면 어디로 가면 좋을지, 무엇을 해야 즐거울지 궁리하며 방방곡곡으로 떠나본다. 지금 챙겨야 할 행복을 놓치지 말고, 누려보자. ‘제주해녀박물관’에 전시된 해녀 관련 유물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가장 먼저 제주의 봄이 떠오른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아서일까. 드라마 주인공은 해녀의 딸 애순과 생선 장수 아들 관식. 미우나 고우나 바다에 기대어 사는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는 울고 웃었다. 그중에서도 자식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 악착같이 살아간 엄마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콕콕 박혔다. 노란 유채꽃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지는 봄의 풍경을 제치고, 가장 제주다운 제주 체험을 찾아 나선 것은 그 때문이다.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제주 동쪽 끄트머리의 한적한 바닷가. 제주공항에서 차로 1시간을 동쪽으로 달리면 닿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는 ‘해녀의 부엌’이란 극장식 식당이 있다. 연극으로 해녀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바다에서 직접 잡아올린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극장식 식당 ‘해녀의 부엌’에서 제주 해녀 이야기를 담은 30분가량의 연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식당 문이 열리고 젊은 연극배우 두사람이 펼치는 30분가량의 짧은 연극이 시작됐다. “딸들은 글자만 알면 다 살아진다네, 욕심 부리지 말고 물질 시키라”는 동료 해녀의 말에 “내 딸들 공부시키는 게 그게 욕심이냐”고 대꾸하는 해녀 ‘춘옥’. 그는 31살에 남편을 잃고 5남매를 홀로 키웠다. 공부를 열심히 해 여자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 꿈은 진즉 바다에 묻었다. 극의 막바지, 옛 해녀 차림을 한 할머니가 등장하자 관객의 시선이 쏠렸다.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김춘옥 할머니(88)다. “어린 춘옥아, 그래도 잘 살았다, 춘옥아 수고했다”고 젊은 자신에게 말을 건네며 막이 내리자 관객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3년3개월째 연극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 국립극장과 전주소리축제가 공동으로 제작하는 ‘판소리극 심청’ 주역을 선발하는 공개 오디션 장면. 국립극장 제공 ‘심청전’은 여러 장르에서 현대적으로 변용하고 재해석하며 다시 쓰기에 도전해온 고전이다. 작가 채만식은 소설 ‘심봉사’를 네 차례나 고쳐 쓰며 아버지 심봉사에 주목했다. 최인훈은 희곡 ‘달아 달아 밝은 달아’(1978)에서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부조리한 시대상을 반영해 새롭게 접근했다. 황석영은 2007년 소설 ‘심청, 연꽃의 길’을 내놓았고, 방민호는 2015년 소설 ‘연인 심청’을 출간했다. 심청을 인당수로 이끈 선주의 시각으로 해석한 이강백의 희곡 ‘심청’과, 임필성 감독이 백가흠 원작을 담은 영화 ‘마담 뺑덕’(2014)도 심청 재해석 계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이번엔 독일에서 활동해온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판소리극 심청’으로 새로운 해석에 도전한다. “심청전에서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 구조를 느꼈어요. 인류사적 인물이 들어 있는 이야기죠.” 지난 1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 ‘심청’ 제작발표회에서 요나 김은 “눈먼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캐릭터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있는 것 같다”며 그리스 비극 속의 인물 안티고네와 엘렉트라, 독일 동화 등을 예로 들었다. 국립극장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10억원을 투입해 공동으로 제작 중인데,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해 130여명이 출연하는 대작이다. ‘판소리극 심청’으로 심청전의 재해석에 도전하는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 국립극장 제공 대본은 ‘강산제’와 ‘동초제’ 판소리를 바탕으로 요나 김이 썼다. 대사는 그대로 가져가되, 공간에 재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어쩌면 심청은 모든 약자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어놓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심봉사 역시 한 명의 개인이 아닌 가부장제 그 자체일 수 있고요.” 그는 “겉옷은 심청 이야기지만 아직도 유효한 우리 전부의 이야기일 수